
한식과 멕시코 요리의 공통점: 옥수수·고추·절임·쌈 문화
멀리 떨어진 두 나라지만 한식과 멕시코 요리는 의외로 닮은 점이 많아요. 고추와 옥수수의 역사, 절임과 발효, 싸 먹는 문화, 해장 국물까지 두 식탁의 공통점을 살펴봤어요.
멕시코 음식을 처음 먹어 본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생각보다 입에 잘 맞네.” 매콤한 살사, 새콤한 절임 채소, 고기를 싸 먹는 방식, 뜨끈한 국물 요리까지, 낯선 듯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맛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의 식탁이 왜 이렇게 닮았을까요? 이 글에서는 한식과 멕시코 요리의 공통점을 재료와 먹는 방식으로 나누어 살펴봤어요.
물론 닮은 점이 있다고 해서 같은 음식은 아니에요. 여기서 소개하는 비교는 멕시코 요리를 더 친근하게 이해하기 위한 비유로 읽어 주세요.
고추: 아메리카에서 온 매운맛
한식의 상징 같은 고추가 사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작물이라는 걸 아시나요? 고추는 멕시코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고, 대항해 시대 이후 세계 곳곳으로 퍼졌어요. 한반도에는 17세기 무렵 전해졌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 김치의 붉은색과 멕시코 살사의 매운맛은 먼 친척인 셈이에요.
다만 두 나라가 고추를 쓰는 방식은 꽤 달라요. 한국은 고춧가루와 고추장처럼 가루나 장으로 만들어 양념의 바탕으로 쓰고, 멕시코는 생고추와 말린 고추를 종류별로 나눠 쓰면서 굽고 불리고 갈아서 소스를 만들어요. 멕시코 말린 고추에 대해서는 멕시코 말린 고추 종류에 자세히 정리했어요.
옥수수와 쌀: 주식이 만든 식문화
멕시코는 옥수수가 처음 작물로 길러진 곳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도 또띠아와 타말레, 아톨레처럼 옥수수로 만든 음식이 식탁의 중심이에요. 한국인에게 밥이 그렇듯, 멕시코 사람들에게는 또띠아가 식사의 기본이에요. 반찬처럼 여러 요리를 또띠아와 함께 먹는다는 점도 밥상과 닮았어요.
멕시코 사람들은 옥수수를 그냥 빻지 않고, 석회수에 삶아 껍질을 벗기는 닉스타말화라는 과정을 거쳐요. 이 과정 덕분에 옥수수 반죽이 잘 뭉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나요. 우리가 쌀을 씻고 불려 밥을 짓듯, 주식을 다루는 오래된 지혜라고 할 수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닉스타말화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절임과 발효: 새콤한 곁들이
장아찌와 멕시코식 절임
한식에 장아찌와 피클이 있다면, 멕시코에는 식초에 절인 할라피뇨와 양파, 당근이 있어요. 타코 가게에 가면 테이블마다 절인 채소가 놓여 있어서, 기름진 고기 사이사이에 입을 개운하게 해 줘요. 고기를 먹을 때 김치나 장아찌를 곁들이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면 할라피뇨 피클과 멕시코 절임 가이드를 보세요.
멕시코에도 발효 음료가 있어요
발효 문화도 두 나라의 공통점이에요. 멕시코에는 파인애플 껍질을 발효시켜 만드는 테파체, 용설란 수액을 발효시킨 풀케 같은 전통 발효 음료가 있어요. 쌀로 만든 달콤한 음료인 오르차타는 발효 음료는 아니지만, 한국의 식혜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에요. 테파체가 궁금하다면 테파체 레시피를 참고하세요.
먹는 방식: 싸 먹고 나눠 먹기
쌈과 타코
상추에 고기와 쌈장을 올려 한입에 싸 먹는 쌈, 또띠아에 고기와 살사를 올려 접어 먹는 타코. 손으로 직접 싸서 먹는다는 점에서 두 음식은 정말 닮았어요. 먹는 사람이 토핑의 양과 조합을 고른다는 점도 같아요. 쌈장에 해당하는 게 살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함께 나눠 먹는 식탁
한식이 여러 반찬을 함께 나눠 먹는 것처럼, 멕시코의 가정식도 큰 냄비에 끓인 요리와 또띠아, 살사를 식탁 가운데 두고 나눠 먹는 경우가 많아요. 명절이나 가족 모임 때 많은 양을 함께 만드는 음식이 있다는 점도 비슷해요. 한국에서 명절에 만두를 빚는다면, 멕시코에서는 연말에 가족이 모여 타말레를 만드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찐 음식과 떡
옥수수 반죽을 옥수수 껍질에 싸서 찌는 타말레는 한국의 찐빵이나 떡을 떠올리게 해요. 맛은 전혀 다르지만, 곡물 반죽을 찜기에 쪄서 명절이나 아침 식사로 먹는다는 점에서 생활 속 위치가 비슷해요. 찜기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부엌 풍경도 묘하게 닮았어요. 한국에서도 옥수수 껍질 대신 종이 포일이나 바나나 잎으로 만들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세요.
국물 요리와 해장 문화
술 마신 다음 날 뜨끈한 국물을 찾는 건 한국만의 문화가 아니에요. 멕시코에서는 소 위를 넣고 붉게 끓인 메누도나 옥수수 알갱이를 넣은 포솔레 같은 진한 국물 요리를 해장 음식처럼 먹는 사람들이 있어요. 큰 냄비에 오래 끓이고, 먹기 직전에 양파와 라임, 고춧가루 같은 토핑을 올린다는 점에서 한국의 해장국과 닮았어요. 포솔레 로호와 포솔레 가이드를 함께 보세요.
깊은 맛을 내는 양념
여러 재료를 오랫동안 볶고 갈아 만드는 몰레는 멕시코 요리의 깊이를 보여 주는 소스예요. 고추와 견과류, 향신료, 초콜릿 등을 함께 써서 복합적인 맛을 내요. 된장이나 고추장처럼 한 가지 맛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깊은 맛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장 문화와 통하는 데가 있어요. 처음이라면 몰레 포블라노에 도전해 보세요.
한식과 멕시코 요리가 만나면
공통점이 많은 만큼 두 요리는 함께 어울리기도 좋아요. 불고기를 또띠아에 싸거나, 김치를 퀘사디아에 넣거나, 고추장으로 살사를 만드는 식으로요. 이런 퓨전 요리는 김치 퀘사디아와 불고기 부리또에서 자세히 소개했어요. 코리안 타코도 좋은 시작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멕시코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맞나요?
매콤하고 새콤한 맛, 고기를 싸 먹는 방식이 익숙해서 잘 맞는다는 사람이 많아요. 다만 고수 향은 호불호가 갈리니 처음에는 조금만 넣어 보세요.
고추는 정말 멕시코에서 왔나요?
고추는 멕시코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작물이에요. 한반도에 전해진 시기와 경로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17세기 무렵이라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어요.
멕시코에도 김치 같은 음식이 있나요?
배추를 발효시킨 김치 같은 음식은 흔하지 않지만, 식초에 절인 고추와 채소를 곁들이는 문화가 있어요. 역할로 보면 장아찌나 피클에 더 가까워요.
한국 재료로 멕시코 요리를 만들 수 있나요?
네, 많은 재료를 한국 마트에서 구하거나 대체할 수 있어요. 한국 재료로 멕시코 요리 대체하기를 참고하세요.

Recetas Mexas 창립자
멕시코 푸에블라 출신의 IT 엔지니어이자 미식가입니다. 세계 어느 주방에서나 만들 수 있도록 다듬은 정통 멕시코 요리 레시피를 1,250개 넘게 썼습니다. 2018년부터 마드리드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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